우프생각 19
                                                                                                 

2006년 11월 2일

밤 9시가 넘어 집으로 오는 길에

엄청나게 큰 트럭 2대가 연이어

내 옆을 지나는 것이다.


순간 난 수백마리의 흰 닭들을 보았다.

촘촘한 철망안에 빽빽하게 갇혀 있었다.

대부분 바닥에 팍 쓰러져 있었다.

서있는 닭은 한 마리도 보지 못했다.

바닥에서 앉아서 움직이는 놈도 더러 있었으나

대부분은 더위와 멀미에 지쳐서 잠든 모양이었다.

철망사이로 닭발이 나와 축 늘어져 있는 것도 더러 있었다.


닭들은 아마 죽으러 가는 것 같았다.

인간들에게 수많은 알을 낳아주고

마지막으로 고기를 제공하려고 가는 길인 듯했다.


닭트럭을 만나기 직전에

막 공동묘지 앞 도로를 지나온 터라

죽음을 향한 닭들의 마지막 고단한 여행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마흔살이 훌쩍 넘으니

삶의 무게가 대단함을 몸으로 느낀다.


시도 때도 없이 피곤이 몰려오고...

바닥에 드러 누워 자고 싶을 때가 부쩍 많아진다.

내 일상도 트럭에 실려 도살되러 가는

닭들과 크게 다르진 않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많아야 수십년...

그 수십년 내

알 수 없는 어떤 시간에

나 역시 공동묘지로

고단한 몸을 쉬러 가겠지.



이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세상에 겁날 것이 없어졌다.


지금 잘난체하면서 우쭐거리는 소인배나

진짜로 잘난 사람이나 다 같이

공동묘지에 나란히 눕는 운명라면

무엇이 겁난단 말인가 ?


같이 귀신이 될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위축되어 소심하게 살 필요는 없다.



그냥..하고 싶은 대로 하자..

그리고 살고 싶은대로 살자..


가고싶은 곳에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자


그리고 내 잘난 맛에 살자.

내 자신을 사랑하고.

내 자신을 존중하고

내 자신을 맘껏 누리자.



석가모니께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라고 하셨다는데...


이제야 그 의미를

내 나름대로 해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 나라는 인간은 전우주에 유일하게 한명이다.

그러니 당연히 존중을 받아야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 역시 한 명뿐이니 그들을 존중하면서

열심히 행복하게 살다가 가야한다."


죽으러 가는 흰닭들아...

너무 서러워 말아라..

너를 먹는 인간들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죽으러 가고 있다...


나 역시 너를 스승삼아

새벽부터 일어나 부지런히 먹이를 쪼면서

꼬 꼭 꼬 꼬 하면서

하루를 열심히 살께...


먼 훗날

내가 닭이 되고

네가 인간이 되어

닭장차에 실려가는 나를 본다면

너 역시 힘차게 살렴...

지금 내가 너에게 힘을 얻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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