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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벌 귀족 사회의 성립과 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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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겸의 난 / 묘청의 서경 천도 운동

 

문벌 귀족 사회의 성립과 모순

고려는 지배 세력이 대를 이어 특권을 누리는 문벌 귀족 사회 였습니다.

중앙 집권적 국가 체제가 이루어짐에 따라 지방 호족 출신으로 중앙 관료가 된 사람들과

신라 6두품 계통의 유학자들이  새로운 지배 세력이 되었습니다.

이들 지배 세력은 성종 이후 점차 기반을 다져서 하나의 사회 계층으로 자리를 잡아 갔습니다.

 

이 지배 세력의 자손들은 과거나 음서 (벼슬을 한 아버지의 덕으로 아들도 관리로 임명되는

제도)를 통해 관리가 될 수 있는 특권이 있었으므로, 이들은 대를 이어 높은 벼슬을 하면서

문벌을 만들게 되었지요. 그래서 고려를 문벌 귀족 사회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문벌 귀족 사회의 전성기였던 문종대를 지나 인종대에 이르는 시기에 귀족 사회 내부에서는

점차 문제점들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문벌 귀족들은 정치적으로는 과거와 음서를 통해

관직을 독차지 하였으며, 경제적으로는 과전 (관리에게 급여로 지급하는 토지)을 비롯하여

공음전 (5품이상의 관리에게 주는 토지로 자손에게 물려주는 것도 가능)과

사전 (국가에 공을 세운 왕족과 관리에게 주는 토지로 1대로 제한되는 것과  3대까지 물려줄 수

있는 것이 있음)의 혜택까지 받았습니다.

 

이렇게 정치 권력을 독점하고, 경제적 특권도 커지게 되자,  문벌 귀족 사회 내부에서는

전통적인 문벌 귀족과 지방 출신의 신진 관료 세력 사이의 대립이 일어나게 되었지요.

그 대표적인 사건이 이자겸의 난과 묘청의 서경 천도 운동입니다.

 

이자겸의 난

문벌 귀족 사회가 이루어지면서 문벌 귀족들은 자기들끼리만 결혼을 하였지요.

특히 최고 귀족인 왕실과 혼인하여 자신의 문벌을 높이고, 권력을 잡으려 하였습니다.

 

대표적 문벌은 경원 이씨로 문종 때부터 인종 때까지 80년간 정권을 잡았습니다.

경원 이씨 세력의 최고 실력자였던 이자겸은 자신의 딸들을 예종과 인종의 부인이

되게 함으로써 거듭 외척이 되었고,  그의 힘은 왕권을 능가할 정도였지요.

그래서 이자겸은 인종을 쫓아내고 자신이 왕이 되려는 야심을 품게 되었지요.

인종은 이것을 눈치채고 그를 제거하려고 하였으므로, 이자겸은 척준경과 더불어 군대를

이끌고 궁궐에 침입하여 인종을 가두고 죽이려고 까지 하였습니다 (1126년).

그러나 이자겸과 척준경의 사이가 벌어지자, 인종은 척준경을 달래어 이자겸을 제거하였고,

그 후 척준경도 몰아내었지요.

이자겸의 난으로 고려 전기의 문벌 귀족 사회는 무너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묘청의 서경 천도 운동

이자겸의 난으로 왕의 권위가 떨어지고, 궁궐이 불탔으며, 민심이 불안해지자

땅의 힘이 약해진 개경 대신에 땅의 기운이 왕성한 서경으로 수도를 옮겨야 한다는

서경 천도의 여론이 일어났습니다.

 

이에 묘청 등은 서경 천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지요.

서경에 대화궁이라는 궁궐을 짓게하고, 중국과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도록 고려의 왕도

황제라고 부르며, 독자적인 연호를 만들도록 하였고, 금나라 정벌을 주장하였습니다.

이것은 풍수 지리설을 이용하여 개경의 문벌 귀족 정치에서 벗어나 서경에서

자주적인 혁신 정치를 해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당시의 실권자였던 김부식을 비롯한 개경파는 권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서경 천도와 금나라 정벌을 반대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대립이 계속되면서, 묘청을 비롯한 서경파는 서경 천도가 불가능하게 되자,

서경에서 대위국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난을 일으켰습니다 (1135년).

그러나 이 난은 김부식이 이끈 관군의 공격으로 진압되었고, 서경 천도 운동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지요.

 

개경파와 서경파는 아래와 같이 비교할 수 있습니다.

 

 

개  경  파

서  경  파

중심세력

      전통적인 문벌 귀족

              지방 출신의 신진 관료

사  상

         유교 정치 사상

   풍수 지리설이 결부된 자주적 전통 사상

이  념

    신라를 계승한 사대주의

           고구려를 계승한 북진주의

 

이자겸의 난과 묘청의 서경 천도 운동은 귀족 사회의 폐단과 모순을 드러낸 것입니다.

묘청의 난을 진압하고 정권을 장악한 김부식 등의 보수적 문벌 귀족들은 자신의 세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문신 위주의 사회를 만들어 나갔으므로 마침내 무신 정변이 일어나게 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