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
정치 구조의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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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구조의 정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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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의 정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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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가 고려를 건국한 후 추진한 정책은 아래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백성들의 생활을 안정시켰습니다.
태조는 왕이 되자마자 취민 유도, 즉 "흩어진 백성을 모으고, 세금을 거두어 드리는 것도
법도가 있게 한다"는 백성들의 생활 안정 대책을 내세웠습니다.
또 민심을 얻기 위해 백성들이 믿는 불교와 풍수 지리설을 존중하였고,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관습을 중요시 하였습니다. 그래서 연등회와 팔관회 등을 성대하게 열도록 하였지요.
둘째,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개혁 정치를 추진하였습니다.
지방 호족 세력의 힘을 약화 시키기 위해 지방 세력의 흡수와 통합에 적극적인 힘을 쏟았지요.
그리고 호족세력을 견제하는 사심관 제도와 기인제도를 실시하였습니다.
사심관 제도는 호족 출신중 나라에 공이 있는 자들을 자기 출신 지역 사심관으로 임명하여
그 지역의 부호장(군현의 호장을 보좌하는 향리)이하 관리들을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대신
그 지역내의 호족 세력들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도록 책임을 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기인제도는 지방 향리의 자녀들을 인질로 삼아 서울에 머물도록 하면서 이들을 통해
그 지방의 사정을 알아보려는 제도입니다. 이것은 신라의 상수리 제도를 본따 만든 것이지요.
셋째, 북진 정책을 추진하여 고구려의 옛 땅을 다시 찾는데 힘을 기울였습니다.
고구려를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나라 이름을 고려라고 하였고, 천수라는 연호를 사용함으로써
나라의 자주성을 강조했습니다.
평양을 서경이라 부르면서 북진 정책의 전진 기지로 삼았지요. 또 북진 정책에 방해가 되는
거란에 대해서는 강경한 정책으로 맞섰습니다. 이러한 태조의 북진 정책은 후대 왕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태조는 후대 왕들이 지켜야 할 10가지 교훈인 훈요 10조를 남겼는데, 이것은 왕권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태조의 정치 사상이며, 고려 왕조가 나아갈 기본 방향을 제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호족 세력을 억누르기 위한 목적으로 신하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기록한 정계 1권과
계백료서 8편을 반포하였습니다.
고려는 건국 초기부터 이와같이 국가 기반을 세우기 위해 계속 노력했지만, 호족 출신 공신들의
세력이 강했기 때문에 왕권은 여전히 불안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혜종 때에는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왕규의 난이 일어났지요. 이것은 왕권이 약했기
때문에 왕실과 호족세력 그리고 외척이 서로 얽혀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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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종의 개혁은 호족 세력을 누르고 왕권을 강화하려는 것이었습니다. |
왕권이 안정되지 못한 상황에서 왕이 된 광종은 호족 세력을 누르고 왕권을 강화하는데
모든 힘을 기울였습니다.
먼저 주현 공부법을 시행하였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는 통일된 기준이 없었으나, 각 주.현 단위로 액수를 정하여
조세와 공물(나라에 바치는 물건)을 거두어 드리도록 하는 제도이며,
국가의 수입을 늘리기 위한 것이지요.
노비 안검법을 실시하였습니다.
당시 호족들이 거느리고 있던 사병들은 대부분 신라 말기에 몰락한 자영 농민 출신의
노비들이었고, 이 노비들은 호족들의 경제적, 군사적 기반이므로 노비들의 신분을
안검(조사)하여 원래부터 노비가 아닌 사람들을 양민으로 해방시키게 되면 호족들의
힘은 크게 약해지는 반면, 노비들이 양인이 되어 국가에 조세와 부역의 의무를 지게 되므로
국가의 재정과 왕권은 보다 강해지게 되지요.
그리고 과거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고려 건국에 공을 세운 호족들은 대부분 무력은 강했지만, 학문적인 바탕은 없었으므로
학문 성적에 따라 관리를 뽑는 과거제도를 실시하면 구세력인 호족들을 몰아내고
관리들을 새로운 세력으로 교체할 수가 있었지요.
당시 새로운 세력은 학문과 행정 실무에 능숙한 신라 6두품 출신의 학자들로,
이들은 무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므로 안심하고 채용할 수 있었지요.
그 뒤 새로 만든 관료 체제를 안정시키고 관리들의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관리의 공복(관리들의 복장)을 제정하였습니다.
그 후 광종은 공신과 호족 세력을 본격적으로 숙청하여 전제 왕권을 확립하였으며,
자신을 황제라 칭하고, 광덕. 준풍 등 자주적인 연호를 사용하여 중국과 대등함을 과시하였고,
호족 세력에게 왕의 위엄을 보여 주려고 하였습니다.
이로써 건국 초기의 공신과 호족들의 힘은 크게 약해지고 왕권이 강화될 수 있었지요.
이러한 광종의 개혁에 힘입어 성종 때에는 중앙 관제를 정비하고
본격적인 지방 통치 체제를 구축하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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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은 최승로의 시무 28조를 받아들여 유교 정치 사상을 채택하였습니다. |
고려 시대에 신앙 생활은 불교가 중심이 되었지만, 정치 이념을 제공하고 도덕과
윤리적인 면에서는 유교가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유교 사상은 광종을 거쳐 성종 때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지요.
광종의 개혁은 호족 출신의 무인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으나, 광종이 죽자 호족 세력의 반발이
심해졌습니다. 그래서 성종은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려고 새로운 통치 제도를 찾고 있었는데,
신라 6두품 계통의 유학자인 최승로가 시무 28조를 올려 유교의 진흥을
강하게 요구하였습니다.
성종이나 그 당시 고려 사회는 광종의 개혁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고, 유교 정치 이념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최승로의 건의를 받아들였지요.
그래서 성종은 지방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전국에 12목을 설치하여 고려 건국 이래 처음으로
중앙에서 지방관을 파견함으로써 중앙 집권 체제를 강화하였습니다,
중앙에 국자감을 정비하였고, 지방에는 경학 박사와 의학 박사를 보내어 유학 교육에
힘썼습니다.
그리고 당나라 제도와 태봉 및 신라의 제도를 참작하여 중앙의 통치 조직을 정비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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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중앙 통치 조직은 성종 때 3성 6부, 중추원, 삼사 등의 중요 기구가 만들어졌고,
그후 점차 정비되어 문종 때에 이르러 완성되었습니다.
3성은 당나라 제도를 본따 만든 국가 정치의 중요 기구로서, 정책을 세우는 중서성,
이 정책을 구체적으로 의논하는 문하성, 결정된 정책을 집행하는 상서성을 말하는데,
고려에서는 중서성과 문하성이 합쳐져서 중서 문하성이라는 하나의 기구로 만들어졌고,
이 기구의 장관인 문하 시중이 수상이 되었습니다.
중서 문하성은 2품 이상의 고관인 재신과 3품 이하의 낭사(간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재신은 모든 관리들을 통솔하고, 나라의 중요 정책을 의논하며 결정하는 일을 하였지요.
낭사는 간쟁(왕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 봉박(부당한 왕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
서경(관리의 임명, 법을 고치고 없애는데 동의권을 행사하는 것)의 기능을 맡았지요.
이.병.호.형.예.공의 6부는 상서성에 속하는 기구로서 실제적인 행정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중앙 행정의 중심 역할을 하였습니다.
중추원은 중서 문하성과 함께 국정을 맡은 중요기구로서 군국 기무를 담당하는 2품 이상의
고관인 추밀과 왕명 출납의 일(왕의 비서일)을 맡은 3품의 승선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중추원과 삼사는 송나라 제도를 본따서 만들었는데, 삼사는 송과는 달리 화폐와 곡식의
출납과 특별 회계를 담당하는 회계 기관에 불과하였습니다.
중서 문하성과 중추원을 합쳐 양부라 하였으며, 양부의 고관인 재신과 추밀이 함께 모여
나라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회의 기관으로 도병마사와 식목도감이 있었습니다.
도병마사는 처음에는 국방 문제를 담당하다가, 뒤에 도평의사사로 이름이 바뀌면서
국가 전체의 중요한 일을 맡는 최고 기구로 발전하게 되며 도당이라고도 불렀지요.
식목도감은 대내적인 법제와 격식 문제를 다루던 회의 기관이었지요.
도병마사와 식목도감은 고려가 스스로 필요해서 만든 독창적인 기구였습니다,
이렇게 국가의 중요한 일을 의논하던 회의 기관이 있었다는 것은 고려 귀족 정치의 특징을
잘 나타내 주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풍속을 바로잡고, 관리들의 잘못을 밝혀 기강을 바르게 세우는 감찰 기관인
어사대를 설치하였습니다. 어사대는 중서 문하성의 낭사와 함께 대성이라고 불렀는데,
왕을 보좌하면서 왕에게 바른 말을 하는 언관의 역할을 하였지요.
특히 대성에는 서경제도가 있어서 왕의 독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고려의 정치 제도는 중앙 집권화를 위해 왕에게 정부 기구를 모두 거느리는 권한을 주면서도,
정치 권력은 귀족들이 맡고 있는 중서 문하성과 중추원의 재신과 추밀에게 집중시켰지요.
그리고 대성이 간쟁과 서경의 권한을 가지도록 하여 왕과 귀족 사이에 권력의 조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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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제도는 성종 때 12목이 설치된 후 몇 번의 변화가 있었으며,
현종 때에 이르러 정비되었습니다.
전국을 행정적인 성격이 강한 5도 (서해도, 교주도, 양광도, 전라도, 경상도)와 군사적 성격이
강한 양 계(북계, 동계)로 나눈 다음 그 아래에 3경(개경, 서경, 동경)과 도호부를 비롯하여
군, 현, 진 등을 설치하였습니다.
도에는 안찰사를 임명하였고, 그 밑에 주.군.현을 설치하였는데, 주와 군에는 지사,
현에는 현령을 두어 다스리게 하였고, 현 밑에는 촌이 있었습니다.
고려 시대에는 지방의 호족 세력이 강하여 모든 군현에 지방관이 파견되지는 못했습니다.
지방관이 파견되지 않은 현이 더 많았는데, 지방관이 파견된 현을 주현으로 하고,
그 밑에 지방관이 파견되지 않은 몇 개의 속현을 예속시켜, 주현의 수령이 속현을
관장하게 하였지요.
군현에는 호장, 부호장 등의 향리가 말단 행정을 담당하였습니다.
양 계는 북방의 침략을 막기 위한 군사 행정 구역으로서 병마사를 임명하여
다스리게 하였으며, 군사적 요충지에는 진을 설치하였지요.
3경은 풍수 지리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뒤에는 동경(경주)을 제외시키고,
남경(서울)을 3경에 포함하였지요.
도호부는 지방의 요지에 설치되어 군사적 방비의 중심지 역할을 맡은 곳입니다.
이 밖에 통일 신라 이래 천민들의 집단 거주지인 향.소.부곡과 같은 특별 행정 구역도
있었습니다. 향과 부곡에서는 농사를 주로 하였고, 소에서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금, 은, 구리, 철 등의 원료와 종이, 먹, 도자기 등을 만들어 바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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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조직은 중앙군과 지방군의 2원적 조직을 이루고 있었는데,
중앙군은 왕의 친위군인 2군과, 수도 경비와 국경의 방어 임무를 가지는 6위로 편성하고
상장군, 대장군 등이 지휘하도록 하였습니다. 상장군, 대장군 등은 무관들의 합좌 기관인
중방에서 군사 문제를 의논하였는데, 무신 정변 이후 이것이 권력의 중추 기구가 되지요.
지방에는 주현군과 주진군이 있었는데, 주현군은 대체로 자기 토지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지방의 방위와 노역에 동원되었습니다. 그러나 양 계는 국경 지방이었으므로 남쪽의 주현군과
달리 주진군이 편성되었지요. 양 계에 배치된 주진군은 국방의 주역을 담당한 상비군이며,
초군, 좌군, 우군으로 구성되었고, 그 최고 지휘관을 도령이라고 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