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귀신이야기4
                                                                                                 

2006년 9월 22일

[제 4 화] 택시 귀신

 

사무실에 앉아 있는 지금도 난 손이 떨려 일을 할 수가 없다.

 

어제 본 그 뉴스 때문이다.

저녁을 먹고 한가로이 소파에 기대어

뉴스를 보다가 난 거의 기절할 뻔하였다.

갑자기 3 년전 그 택시의 번호판이 또렸하게 떠오른 것이다.

 

3 년전,

고등학교 2 학년 1 학기 중간고사가 곧 시작될

4 월말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다른 때처럼

초등학교 때부터 단짝인 현선이는

우리집에서 자정이 다 되도록 같이 공부를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공부는 뒷전이고

밤 늦도록 임당저수지에 빠진

택시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전날 밤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던 것이다.

마을 동구 밖 개울을 건너면 국도가 있는데

그 국도 옆에 교실 10 배 정도되는 저수지가 있다.

 

어젯밤 늦게 면에 갔다가 돌아오시던 현선 아버지께서

택시 한 대가 갑자기 저수지로 돌진하더니

그대로 물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바로 신고하였다.

 

신고를 받고 나온 119 와 경찰아저씨들은

밤이 늦어 저수지속을 볼 수가 없어서

동이 트는 다음 날 새벽부터 물 속을 수색하였다.

점심나절이 지나서야 택시를 찾아 건져올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택시에는 뒷자석에 젊은 여자가 죽어있었을 뿐

택시기사는 없었다.

차가 저수지에 빠지기전에

택시 기사가 튕겨 나간 것이라고 여겨

그 저수지를 샅샅히 뒤졌으나 택시기사는 발견되지 않았다.

더 정밀한 수색 작업을 하는 중에

그 택시가 도난당한 택시라는 사실이 밝혀져

택시기사를 찾는 작업은 중지되었다.

 

아침에 수색작업을 하는 것을 보고

학교에 간 우리는 학교에서 돌아온 후

그 다음에 일어난 모든 이야기를 들었다.

 

여자는 몸에 별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코 주위만 좀 심하게 다쳤을 뿐 ...

 

누가 운전을 했을까 너무나 궁금하였다.

우리는 나쁜 남자놈이 변심한 애인을 죽이고

차를 몰아 저수지에 빠지기 직전

탈출한 후에 도망쳤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유일한 목격자인 현선이 아빠는

차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국도 저편에서 빠르게 달려오더니

갑자기 핸들을 확 돌린듯 심하게 방향을 바꾸더니

그대로 저수지로 들어갔다는 것이었다.

 

참 희안한 일이다.

코를 심하게 다친 여자가 운전을 했을 리는 없고...

 

차가 저수지에 빠지는 순간 유리에 부딪혀 코가 다치고

아픈 코를 부어잡고 살기위해 운전석에서 뒷좌석까지 왔으나

결국 죽었다는 경찰의 조사결과가 제일 믿음직했다.

 

그런데 엄마말로는

그 여자시체는 죽은지 일주일은 더 되어 보이더라고 했다.

벌써 얼굴 전체가 검게 변하여 있었다고 했다.

그 전날 죽은 시체가 아니라고 어머니는 단언을 하셨다.

참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이미 죽은 시체가 차를 몰고 다닐 수는 없는 법이니.....

 

그날 밤 자정이 다되어 현선이는 집에 간다고 일어났다.

친구 현선이는 유난히 무서움이 많았다.

그래서 난 동생을 불러 현선이를 집에 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현선이네 집은 걸어서 10분밖에 안되는 거리에 있었다.

 

우리가 대문을 막 나서는데

저 골목쪽에서 헤트라이트가 확 비치더니

차 한 대가 쏜살같이 오더니 멈추었다.

택시였다.

조수석쪽 유리창이 내려가더니

기사아저씨가 씩 웃으며 말했다.

"자, 타려면 타라. 면으로 나가는 길이니 그냥 태워줄테니."

 

우리는 잠시 망설였다.

현선이가 먼저 말했다.

"들어가. 난 집까지 조금만 타고가지 뭐."

현선이가 택시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려는 순간

차 뒷좌석 안쪽에 누군가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여자인 듯했는데 코를 감싸 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잠깐, 현선아. 타지마 "

나도 모르게 크게 소리를 질렀다.

현선이는 타려다가 말고 깜짝 놀래서 나를 바라보았다.

동생도 나를 이상한 듯이 바라보았다.

택시기사는 유리를 올리더니 똥씹은 표정으로 그냥 출발하였다.

순간적으로 본 택시 번호가 기억에 남았다.

"경기 X  가 4XXX"

 

택시는 가고 눈이 둥그레진 동생은 내게 물었다.

" 누나, 안타면 그만이지 왜 그렇게 크게 소리를 질러.

기사아저씨가 무안해 하더라고.

민망해서 혼났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뒷좌석에 타고 있는 여자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만..."

 

" 뭐, 뒷좌석에 여자가 타고 있었다고"

동생은 눈이 더욱 동그래져 현선이를 보았다.

현선이는 좀 놀라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뒷좌석에 누가 타고 있었다고.. 아무도 없던데..."

 

동생과 현선이는 뒷좌석에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순간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코를 잡고 있는 듯한 그 여자를 나만 보았단 말인가.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문을 박차고 집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알수없는 공포감이 순식간에

우리 셋을 조여왔기 때문이었다.

현선이는 집으로 전화를 하였다.

밤새워 공부한다고...

 

그런데 그 사건 이후로 3 년이 지난

어제 저녁 뉴스에서 그 택시를 본 것이다.

뉴스에 강으로 추락한 택시를 꺼내는 장면이 나왔다.

찌그러져 끌려 올라오는 택시의 번호판이 순간적으로 지나가는데

"경기 X  가 4XXX "

라고 똑똑히 보였다.

 

3년전에 잊혀진 것같았던 그 번호가

조금 전에 본 것처럼 그렇게 똑똑히 떠올랐다.

 

아나운서의 말에 나는 더욱 그 택시라는 확신을 가졌다.

앵커우먼의 말이 귀를 맴돌았다.

 

" 오늘 새벽 2시경 동작대교 중간쯤에서

택시가 강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택시를 타고있던 20대 여자 승객이 사망했습니다.

 

경찰의 말에 따르면 여자 승객은

코부분을 심하게 다친 흔적이 있었으며

시체의 상태를 보아

이미 죽은 후에 차에 실려 온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사고난 택시는 일주일전에 도난 것으로 밝혀져

차를 물에 빠뜨리고 달아난 용의자를 찾는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3년전에 있었던 사고와 똑같고

그 다음날 밤에 내가 보았던 바로 그 택시일까 ?

아니다.

우연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번호도 3년전 그 택시 번호가 아닐 수도 있다.

3년전에 밤에 잠깐 보았던 택시 번호를

지금까지 기억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내가 괜히 그 번호라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으로

하루 종일 일도 못하고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퇴근 시간이 다 되어 현선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 효숙아 ! 나 지금 너희 회사로 가는데 길이 너무 막혀.

여기 택시 안이거든. 감기에 걸려 콧물 때문에 미치겠다.

늦더라도 좀 기다려...딸깍.."

 

현선이는 전화한지 3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오지 않는다.

 

현선이 전화기는 계속 꺼져있으니

더욱 속이 타들어갔다.

핸드폰을 다시 들고 번호를 누르는 순간

사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난 그만 핸드폰을 떨어뜨리고 기절하고 말았다.

 

갑자기 3 년전 밤에 보았던

택시 뒷좌석의 여자를  부축하면서

우리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현선이의 환상이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현선이도 코가 심하게 다쳐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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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말에 의하면

과로와 신경쇠약으로 일시적으로

착시현상을 일으킨 것이라고 하였다.

 

물론 현선이는 교통체증으로 인해

몇시간이나 늦게 우리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자기를 보더니 감짝 놀라면서

내가 갑자기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옮겼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느낀다.

현선이에게서 싸늘한 기운이 나오고 있음을..

 

확실히 현선이는 변했다.

모든 사람들을 속일 수 있지만

나를 속일 수는 없다.

 

내 기어이 늦게 도착한 현선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를 밝혀내고 말 것이다.

 

지금 병실 냉장고에서

사과를 꺼내어 깎으면서

생글거리고 있는 현선이의 코가

내 눈에는 분명 검게 보이고 있음을

누구에게 말해야 믿어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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