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 화]  꽃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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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오래전 방영된 MBC 의 수사 반장에서

실화로 다루었던 내용을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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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교 3학년 입니다.

약간 저질스런(?) 취미를 가졌죠.

고성능 망원경으로 남의 집을 훔쳐 보는 것이죠.

그런데 어느 날이었어요.

앞 동 444호에서 싸움이 났어요.

쇼파에 두 남녀가 앉아 말 싸움을 하는 것 같은 데 점점

더 험악해지더니 여자가 남자의 따귀를 힘차게 치는 것이 아닌가요.

남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옆에 놓인 꽃병을 꺼꾸로 들고

그대로 여자의 머리로 내려쳤어요.

아 ! 끔찍한 일입니다.

여자가 풀썩 쓰러지고 남자는 당황하여 여자를 막 흔드는데 ....

아마 여자가 죽은 것같아요.

남자가 꽃병을 베란다 밖으로 던졌어요.

나는 순간적인 일에 너무나 당황하여 멍하니 보다가

전화기에 손이 갔어요.

112에..

그날 이후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인 동생을 시켜

조간, 석간 신문을 모조리 사오게 했어요.

내가 신고한 사건이 어떻게 났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일주일 내내 보아도 그 사건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이여요.

너무나 이상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다시 444호를

망원경으로 보았어요.

아 ! 이럴 수가..

그 남자와 그 여자가 바로그 자리에 또 앉아 있었어요.

난 동생을 불렀어요.

" 민철아 ! 잘봐 ! 남자가 꽃병으로 여자를 칠테니 "

" 형 말대로 남자가 꽃병으로 치더니

황급히 꽃병을 베란다 밖으로 던졌어 "

내가 이야기한대로 동생도 그대로 보았어요.

우리는 또 112에 신고했죠.

수사반장인 최불암 반장님이(이건 최불암시리즈가 절대로 아닙니다.)

저번에 같은 신고가 들어와 가보았더니 엉뚱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며 장난 전화는 하지 말라고 말했어요.

진짜라고 말하고 우리 두 형제는 이름과 주소까지 밝혔어요.

그 다음 날 최불암 수사반장과

김형사(김상순 ;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놀부 영감)와

조형사(조경환 ; 호랑이 선생님,젊은 시절 미스터 코리아였었음)가 와서

우리를 잡아갔어요. 장난 전화라는 것이죠.

우리 형제가 진짜 봤다고 빡빡 우기니 반장님 께서

우리를 각각 다른 방에 넣고 본 것을 그대로 쓰라고 했어요.

당연히 아주 세부적인 것까지 우리 두 형제의 내용이 일치 하였죠.

우린 진짜로 보았으니까요.

최반장님께서 진술서를 보시더니 김, 조 형사에게

다른 부서에서 맡은 살인 사건까지 다시 조사해 보라고 하였어요.

그 결과 진짜로 딱 일년전 쯤 444호에서 살인 사건이 있었는데

물증인 꽃병이 발견되지 않아 남자가 무죄로 석방되었데요.

진짜 사건이 있었으므로 나와 동생은 훈방되어 집으로 왔어요.

참 이상하죠.

왜 일년전 살인 장면이 우리에게 보였을까요.

집에 돌아 왔는데 내 책상위에 늘 그렇듯이 꽃병이 하나

놓여있었는데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동생을 불렀어요.

" 이 꽃병 니가 사왔잖아. 이거 어디서 샀어 ? "

동생 말에 의하면 일년전 이맘때 꽃병을 사라고 돈을 받아

나갔는데 앞 동 화단을 지나는데 웬 꽃병이 떨어져 있더래요.

" 우왕 !! 이거 닦으니까 완전 새거네. 꽃병값은 in my pocket "

그러니까 내 방의 꽃병은 사온 것이 아니라 주워온 것이죠.

나는 수사 반장님께 꽃병을 가지고 갔읍니다.

국과수(국영수가 아니라 국립과학 수사 연구소의 준말임)에

가져가서 정밀 분석을 했더니 그 꽃 병이 바로 일년전 444호에서

사용되었던 바로 그 꽃 병이었어요.

이 꽃 병이 물증으로 제시되는 바람에

그 남자가 다시 잡혀 들어왔어요.

결국, 사건은 해결되었죠.

그런데, 아직도 궁금한 점은 왜 일년전 장면이 우리 형제들에게 보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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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야기는 실화인데 당시 테레비의 수사반장의 마지막 장면에서도

최불암 수사반장이 의문을 가지고 끝나죠.

지금부터는 필자의 생각인데 혹시 이것이 아닐까요.

사람이 너무 억울하게 죽으면 혼이 원한을 풀때까지

이승을 떠도는데 빙의령이란것이 되기도해요.

빙의령이란 어떤 물건에 붙어버린 귀신을 말하죠.

어떤 사람이 너무 애지 중지하는 물건은

그 사람의 혼이 스며있기에 죽으면 관속에 같이 묻어 주는 것이 좋아요.

할아버지께서 애지중지하던 탁상시계를 책상에 놓고 공부하면

새벽 2시경 수학이 안풀려 낑낑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할아버지의 나직한 음성이 들릴 수 있어요.

" 제곱 ~~~ 해 "

남자에게 맞아 죽을 때 너무나 억울하여 꽃병 속으로

여자의 혼이 빙의하였다가 가까이 놓인 대학생의 쌍안경에

여자의 혼이 스며들어가 그 장면을 자꾸 보여준 것은 아닌지.

쉽게 말해 형제를 홀린 것은 아닌지 ?

죽은 사람이 너무나 아끼던 물건은 가까이 두지 마세요.

남의 원한 살 일은 하지 마세요.

사람이 많이 죽는 곳에는 밤에 가지마세요.

위 사항을 잘 지키면 귀신 만날 일은 없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