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귀신이야기21
                                                                                                 

2007년 4월 13일

제 21 화 : 서랍속의 비밀 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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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 계신 제인님이 보내주신 것을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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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민정이와 나는 귀신을 믿지 않았습니다.

둘 다 강심장의 소유자라고 자부를 하고 있었죠.

그래서 우리는 그런 엄청난 계획을 실행에 옮겼는지도 모릅니다.

 

학교에서 친구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죽은 사람이 애지 중지하는 물건을 품에 안고 자면 그 사람이 꿈속에 나타난대.'

 

우리 둘은 이 말 한마디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학교가 끝난후 친구 민정이네 숙제하러 간다고 핑계를 대고

민정이와 둘이서 마을 제일 끝 산 바로 밑에 있는 빈집에 갔습니다.

그 집은 꾀보 할머니 댁이었죠.

 

머리가 좋아 꾀를 잘낸다하여 꾀보 할머니라고 불렀습니다.

 

그 집은 원래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분이 사셨죠.

두 아들이 다 객지로 나가서 살고

할아버지와 꾀보할머니 두 분이 외롭게 농사를 지으며 사시다가

할아버지는 2년전에 장마비로 엄청나게 불어있는 개울을 건너시다가

급류에 휘말려  돌아가셨죠.

시체도 못 찾았습니다.

 

꾀보 할머니는 마을 뒷산 양지 바른 곳에

할아버지의 묘를 만들어

나무로 할아버지의 모양을 깎어서 묻었습니다.

그 때 바로 옆에 장차 꾀보 할머니가 묻힐 묘자리도 만들어 두었습니다.

 

꾀보할머니는 아들들이 모시고 가려고 해도

20 살에 시집와 인생을 거의 다 보낸 곳을

떠날 수 없다고 버티시면서 외롭게 혼자 사셨습니다.

그러다가 6개월 전쯤부터 꾀보 할머니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어요.

 

마을 사람들이 집안과 근처, 마을 구석구석

가실 만한 곳을 다 뒤졌지만 못 찾았습니다.

아들들도 백방으로 알아 보았지만 결국 못 찾았어요.

 

버스터미널에서 꾀보 할머니를 멀리서 보았다는 사람도 있고

밤 늦게 개울가에 앉아 있던 사람이

분명히 꾀보 할머니였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결국은 흐지부지되고 반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집 옆에 사는 사람은 간혹가다가

새벽에 꾀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 소리가 들린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괜한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핀잔을 주어

꾀보 할머니 집에 대해서 더 이상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하였어요.

어른들도 어두워지면 꾀보 할머니 집 앞으로 잘 지나 다니지 않았어요.

동네 사람 모두가 꾀보 할머니 집을 은근히 두려워 하였죠.

 

민정이와 나는 조용히 꾀보 할머니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마당에는 잡초가 가득 자라있고 문들은 다 뜯어질 것같고

마루에 먼지가 뽀얗게 앉아 영락없이 귀신이 나올 정도로

폐허가 되어 버렸습니다.

불과 반년 사이에....

 

우리는 부엌으로 들어갔습니다.

꾀보 할머니가 가장 아끼던 커피잔을 찾으려고 간 것입니다.

 

언젠가 꾀보 할머니집에 어머니와  놀러갔을 때

꾀보 할머니는 큰 손자가 사준 검은 커피잔을 자랑하셨습니다.

 

커피잔이 이쁘다느니.., 볼 때마다 큰 손자가 생각난다느니...하시면서

커피잔을 매일 정성스럽게 닦는 것이 하루 일과중 하나였습니다.

 

부엌에 가니 먼지가 뽀얀 찬장에

검은 커피잔 2개가 유난히 반짝였습니다.

민정이와 나는 하나씩 가지고 각자 자기 집으로 갔습니다.

 

약속대로 민정이와 나는 꾀보 할머니의 커피잔을 안고 잤습니다.

꾀보 할머니가 꿈 속에 나타나면 어디 계신지 물어 보기로

민정이와 약속한 것이죠.

우리는 꾀보 할머니가 마을 어딘가에 있다는 생각을 하고

꾀보할머니를 찾기로 생각했기에 이런 방법을 생각한 것이죠.

 

꼭 안고 잤지만 꾀보 할머니는 안 나타나고 개들만 잔뜩 나타났어요.

완전히 개꿈이었죠.

다음 날 학교에서 만난 민정이도 다른 꿈만 꿨다는 거예요.

순 엉터리 같은 말만 믿고 꾀보 할머니 집에서

몰래 커피잔을 가져온 것이 참 미안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커피잔을 도로 제자리에 갖다놓기로 했어요.

 

학교가 끝난 후 집에 왔습니다.

그런데 분명히 제일 아래 서랍 속에 넣어둔

커피 잔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아래 서랍에는 일기장을 넣어 두었으므로 잠그고 다녔습니다.

그러니 나 말고는 서랍을 열 수가 없습니다.

방안을 아무리 찾아 봐도 검은 커피잔은 없었어요.

 

민정이에게 전화를 했더니 우리집에 간다고 나갔다는 거예요.

전화를 끊자마자 민정이가 우리집에 왔어요.

그리고는 꾀보할머니 커피잔이 없어졌다고 심각하게 말했어요.

우린 깜짝 놀랐습니다.

각자 집에 잘 숨겨 놓은 커피잔이 둘다 없어진거죠.

꾀보 할머니가 없어진 것처럼 커피잔이 없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다시 꾀보 할머니 집으로 갔습니다.

무섭다는 생각이 좀 들었지만

뭔가를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같아 용기를 내어 가 보았습니다.

부엌의 찬장을 보니 커피잔은 없었습니다.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꾀보할머니가 도로 가져갔을 리가 없어.

꾀보 할머니는 죽었을텐데..'

 

며칠이 지났지만 꿈 속에 꾀보 할머니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검은 커피잔도 영영 나타나지 않았고요.

 

민정이는 나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했습니다.

꾀보 할머니 집에서 다른 물건을 또 가져와

그 물건도 없어지는지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좀 무섭기는 했지만 나 역시 동의했습니다.

 

토요일 오후

우리는 꾀보 할머니집에 다시 갔습니다.

마루를 지나 안방문을 살며시 열어보았습니다.

방안에도 먼지가 뽀얗게 앉아있었죠.

방안에는 낡은 테레비와 작은 4단짜리 옷장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벽에는 꾀보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꼭 우리를 쳐다보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습니다.

 

옷장 서랍을 열어보니 낡은 옷들밖에 없었습니다.

차례로 열어도 다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맨 아래 서랍이 전혀 안 열였습니다.

자물쇠가 채워진 것도 아닌데...

 

우리는 둘이 안간힘을 다해 제일 아래 서랍을 힘차게 잡아 당겼습니다.

꽈당탕 --- 낡은 마지막 서랍이 뜯어져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누런 봉투가 나왔습니다.

그 마지막 서랍에서는 누런 봉투 하나만 달랑 들어있었던 것이죠.

 

우리는 봉투를 들고 도망치듯이

꾀보 할머니의 방을 빠져 나왔어요.

내 방에 와서 민정이와 같이

누런 봉투윗부분을 가위로 잘라 열어 보았습니다.

누렇게 바랜 종이에 서투른 필체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할아범 ; 35 - 6098 - 76 - 03  , 물 , 717

나       ;  35 - 0976 - 33 - 81  , 흙 , 323

아이들  ;  543 - 56743 - 043 , 불 , 1127

 

글씨가 너무 오래되어 바래었습니다.

우리는 이 글씨를 연습장에 깨끗하게 옮겨 적었습니다.

종이를 다시 봉투에 넣은 후

그 누런 봉투를 내 책상 맨아래 서랍에 넣고 열쇠로 잠궜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묘한 숫자들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숫자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머리도 아프고 골이 빠개질 것같아  창 문을 열었습니다.

그 때 방문이 삑 하고 저절로 살짝 열렸습니다.

그 소리가 상당히 기분나빠

민정이와 나는 순간적으로 약간 놀랐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내 책상 제일 아래 서랍이 약간 열린 듯이 보였습니다.

열쇠를 돌리니 헛 돌고 열려있는 것이었습니다.

아까 분명히 잠궜는데...

서랍을 열어 보니 누런 봉투가 사라졌습니다.

연기처럼 말입니다...

내 일기장은 그대로 있는데...

 

우리는 방안에서 나간 적도 없고

분명히 같이 봉투를 서랍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우리가 앞에서 그냥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검은 커피잔도 아마 이렇게 사라진 것이겠죠.

아까 창문을 열자마자 방문이 약간 삐-익하고 기분나쁘게 울릴 때

꾀보 할머니의 혼령이 들어와 봉투를 가져간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외에는

어떤 것도 이 괴상한 현상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우린 너무나 놀라 말 한마디 못하고

꼼짝없이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이 서있었습니다.

한 30 분후 민정이는 창백한 얼굴로 집에 가 버렸습니다.

꾀보할머니가 침대 옆에 서있는 것 같은 기분이 자꾸 들어서

난 며칠간 내 방에서 잠을 못잤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귀신이 있다는 것을....

글쓰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소름이 쫙쫙 끼칩니다.

그 이후론 나는 귀신을 믿습니다.

 

그 후에 한달여 곰곰히 생각한 결과

민정이와  나는 종이에 써있던 암호같은 것이

다음을 의미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할아범 ; 35 - 6098 - 76 - 03 (은행계좌 번호를 의미),

............  (할아버지가 물에빠져 죽었음을 의미) ,

............ 717 (7월 17일에 돌아가심을 의미, 실제로 7월 장마 때 돌아가셨든요..

     날짜는 정확히 기억은 없지만 여름방학 직전이었으니 비슷합니다)

 

(꾀보 할머니 자신을 의미) ;  35 - 0976 - 33 - 81  ,  

....................................흙(흙에 깔려 돌아가심을 의미),

............................................ 323 (3월 23일을 의미, 이른 봄부터 안보이셨으니 비슷하게 맞음)

 

아이들(꾀보 할머니의 자식들)  ;  543 - 56743 - 043 ,

......................................불(불이나서 죽음을 의미),

................................................1127(11월 27일을 의미)

 

만약 우리의 추리가 맞다면

꾀보할머니는 3월 23일 저녁때쯤 뒷산 밭에 갔다 오시다가

봄비가 와서 불어 연약해진 흙을 밟아 미끌어지셔서

비탈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흙들이 할머니 위를 덮쳐

그 밑에 깔려 돌아가신 것이 아닐까요.

만약에 그렇다면  할머니는 작은 산비탈 아래에 묻혀있는 것입니다.

 

그걸 우리에게 알려준 후에

그 누런 봉투를 도로 가져가신 것이 아닐까요.

도시에 어딘가에 살고 있을

꾀보할머니의 자식 중 누군가가 11월 27일에

화재로 죽을 운명도.....

 

설마 민정이가 걱정하는 것처럼

할머니는 스스로 묘를 파고 들어 가신 것이며,

아이들은 민정이와 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민정이는 내일 꾀보할아버지옆에 있는

꾀보할머니의 묘자리를 파보자고 나를 꼬십니다.

그 속에 할머니가 계실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절대로 가지 않을 것입니다.

너무 용감한 민정이가 점차 두려워집니다.

 

오늘 일기에 이 내용을 다 썼습니다.

웬지 민정이와 내가 한 일들을 더 자세하게 쓰고 싶은데

이제 많이 졸려서 일기장을 덮어야겠어요..

 

19xx 년 11 월 26일 날씨 맑음..그런데 무척 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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