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귀신이야기13
                                                                                                 

2007년 2월 14일

제 13 화 : 개미 마을 향나무 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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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김현주님께서 보내 주신 실제 경험담을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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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학교까지 K동(서울 송파구임) 개미마을에 살았어요.

 

그 당시 거기는 아주 시골이었습니다.

주변에 논 밭이 엄청나게 많았어요.

우리 마을에 아주 커다란 향나무가 있었어요.

아마 수백년은 족히 되었을 겁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향나무에 마을을 지켜주는 좋은 귀신이 있다고 믿으며

해마다 음력 6월 16일이되면 향나무 귀신에게 제사를 지냈어요.

아마 지금도 제사를 지낼 거예요.

 

그 제사의 유래에 대해 내가 조그마할 때 할아버지에게 들었어요.

 

우리 할아버지가 어릴 때

당시 마을 할아버지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예요.

 

약 200 년전인 1800 년 정조대왕이 죽자

한양의 조정은 엄청난 권력투쟁이 발생했는데

그 때 한양에 살던 젊은 관리 정민현(당시 장용영의 무관으로 정조 대왕의 신임을 받았음)이

남한산성 가까이 있는 개미마을로 도망을 왔다는 것이예요.

                      

정조 대왕이 죽은 후 순조가 즉위하자

세력을 잡은 수구세력이 정민현을 찾기위해 백방을 뒤졌어요.

정조 대왕은 감찰기관에게 벽파들의 개인적인 부정을 조사시킨 후

그 보고서를 받았는데

그 속에는 엄청난 고관대작들의 부정이 낱낱이 조사되어 있었어요.

 

정조 대왕은 그 비밀보고서를

신임하는 젊은 무인인 정민현에게 잠시 맡겨놓고

얼마후 원인모를 병을 갑자기 죽었던 것입니다.

 

정민현은 그 비밀 보고서를 몰래 보니

그 내용이 너무나 엄청나서 함부로 공개했다가는

당쟁에 휘말려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지도 몰라

아무에게도 말도 없이 몰래 밤을 틈타

가족들을 데리고 개미마을에 숨어든 것이죠.

 

당시 개미마을은 남한산성의 기운을 받아 첩첩산중이었고

몇 십호의 화전민들이 모여 농사를 짓는 곳이었어요.

그 당시에도 마을 어귀에 엄청나게 큰 향나무가 서있었는데

정민현은 만일을 대비해서

붉은 비단천으로 잘 싼 비밀보고서를 구리 상자에 넣어

향나무아래 깊숙히 묻어 두었습니다.

 

5 년이상 숨어지내던 정민현이

한양의 절친한 친구집에 몰래 놀러간 것이죠.

5 년이란 세월이 흘러

바깥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했던 것이지요.

 

친구집에서 대접을 잘 받은 후 개미마을로 돌아왔는데

이 때 미행당했던 것입니다.

그 친구는 출세할 목적으로 전국적인 지명 수배자였던 정민현을

관가에 몰래 고발하였던 것입니다.

                      

그 다음날 수백명의 포졸들이 마을을 에워싸고 습격하여 정민현을 잡아갔어요.

그 후 정민현은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는 보여서는 안된다'는

정조 대왕과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비밀보고서의 행방을 얘기하지 않았어요.

결국 곤장을 맞고 인두에 지짐을 당하다가 죽고 말았어요.

 

정민현의 부인은

정조대왕의 비밀 보고서가 묻힌 향나무가

잘보이는 야산에 남편의 시체를 묻고

그날 밤 향나무에 흰 천으로 목을 매 남편의 뒤를 따라 갔다는 거예요.

 

그런데 목 매단 사람은

보통 혀를 길게 늘어뜨리고

얼굴은 시퍼렇게 되고

죽을 때 근육이 풀려

똥오줌으로 적셔져서 죽는 것이 보통인데

정민현의 젊은 부인은

잠자는 듯한 얼굴로 평안하게 죽어있어

마을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답니다.

나무에서 시체를 끌어 내리자마자

갑자기 입에서 폭포처럼 검붉은 피를 토해내는데

마을 사람들이 다 도망갈 정도로

엄청난 양의 피를 쏟아냈다는 거예요.

그 피로 향나무 아래 흙들이 붉게 변했다고 해요.

 

지금도 있는 향나무 아래의 붉은 진흙들이

모두 그 젊은 부인의 피가 스며든 것이라고 해요.

 

마을 사람들은 그 젊은 부인이

자기 남편의 죽음이 너무나 억울하고 한스러워

향나무 귀신이 되어

남편과 같이 정조대왕의 비밀 보고서를 지키고 있다는 거예요.

마을 사람들은 젊은 부인의 시체를

남편의 무덤 옆에 정성껏 묻어 주고

젊은 부인이 죽은 날인 음력 6월 16일에

제사를 지내 그 영혼을 위로해 준다는 것이예요.

 

이상이 어릴 때 할아버지에게 들었던 이야깁니다.

 

그래서 그런지 향나무 아래를 지날 때마다

머리 위로 붉은 피가 떨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고 나무 중간에

목매달은 시체가 있는 것같은 생각으로 머리가 쭈볏하여

밤에는 향나무있는 길로 안가고

먼 뒷길로 돌아 다니기도 했어요.

 

그리고 비가 오는 날이면 향나무에 흰 천이 펄럭거린다느니

깊은 밤에 정민현과 그 부인이

향나무 꼭대기에 서있는 것을 보았다느니 하는

무서운 소문들이 많이 나돌았어요.

                      

중학교 2 학년 여름방학 때였어요.

부모님께서는 나와 동생 3 명을 두고 고향의 상가집에 갔어요.

동생들이 낮에 비를 맞으며 놀았는데

6살짜리 막내 동생이 기침을 하며 콜록거리는 거예요.

밤에 잠을 자는데 동생의 기침소리가 점점 심해지며

아파하길래 이마를 짚어보았더니

불덩어리 같았어요.

 

집에는 준비해 놓은 감기약이 없었어요.

시계를 보니 벌써 11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어요.

약국은 걸어서 30 여분 가면 되지만

이미 문을 닫았을 시간이었죠.

                         

갑자기 걱정이 되었어요.

부모님도 안계신데 이렇게 있었다가는

큰 일이 날 것같아 옆집 몇 집을 알아보았는데

공교롭게도 다 감기약이 없었어요.

 

동생은 점점 불덩어리처럼 되어가고

감기약도 해열제도 없으니 정말 막막했어요.

그 때 어릴 때 할아버지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이 났어요.

 

' 향나무 아래의 붉은 황토흙을 바르면 신기하게도 아픈 상처가

씻은 듯이 낫는다 말이야. 향나무가 우리 마을을 지켜주는 거야'

 

난 동생의 열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향나무의 붉은 진흙을 가지러 가기로하고

초등학교 6학년인 동생 윤주와 같이 향나무로 갔어요.

무섭지만 어떡해요.

 

거의 자정이 다된 시간에

동생과 나는 서로 손을 꼭붙잡고 향나무 아래까지 갔어요.

향나무 아래의 진흙을 밥그릇에 퍼 담으려는 순간

동생이 비명을 질렀어요.

 

' 으악 !!! 언니, 저 위를 좀봐 ...."

이럴 수가  !!! 분명히 흰 천이 바람에 펄럭거리고 있는 것이 똑똑히 보였어요.

 

동생과 난 집으로 달리기 시작했어요.

향나무에서 집까지는 뛰면 2 -3 분 거리였어요.

정신없이 집에 오니 동생이 안따라 오는 것이었어요.

 

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마루에 걸터앉아 동생을 찾으러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동생 윤주가 방에서 나오는 것이었어요.

 

난 너무나 깜짝 놀랐어요.

아니 동생이 어떻게 나보다 먼저 벌써 집에 와있다니......

 

더 놀라운 것은 동생 윤주의 그 다음 말이었어요.

' 언니, 진짜 겁쟁이야. 언니 겁주려고 일부러 소리쳤더니

날 놔두고 미친 듯이 집으로 도망가더니

어디 있다가 이제 오는 거야."

 

' 뭐, 너야말로 어떻게 벌써 집으로 왔니 '

' 뛰어오면 5분이면 오잖아, 언니는 1시간만에 와놓고는 '

 

아니...이럴 수가 !!!

시계를 보니 새벽 1시였습니다.

분명 1 시간이 지난 것입니다.

 

그러면 나는

5분거리를 1 시간동안 달려왔다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됩니까 ?

도대체 1 시간동안 난 어디를 맴돌다 온 것이죠.

그리고 내가 본 흰천은 무엇이고...

                       

멍해진 나를 동생이 또 다시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언니, 웬 진흙을 이렇게 많이 가져왔어.

아 알았다 !!! 도망간 것이 창피해서 도로가서 흙을 가득 담아 왔구나.'

 

놀랍게도 내 그릇에는

붉은 진흙이 가득 담겨있었어요.

난 흙을 뜨다가 놀라서 빈그릇만 들고 도망을 왔는데.

 

어쨋든 그 진흙을 물에 약간 타서 막내 동생에게 먹였어요.

그리곤 너무나 피곤해 모두 골아 떨어졌어요.

아침에 일어나니 막내 동생이 먼저 일어나

마당에서 놀고 있었어요.

열도 없고 기침도 안하고...

 

아침 찬 공기가 동생에게 안좋을 것 같아

방으로 들어오라고 막내 동생을 불렀어요.

                   

'넌 아프니까 오늘은 밖에 나가지 말고 방에서 누워 있어'

 

그러자 동생이 말했어요.

 

' 큰 언니, 난 괜찮아. 아저씨 아줌마가 다 났게 해주었어.

꿈에 큰 나무위에서 흰 옷입은 아줌마와

칼 든 아저씨와 손을 잡고

춤도 추고 술래 잡기도 했어.

난 괜찮아 잘 놀 수 있대두.'

 

막내 동생의 이말에

갑자기 머리가 텅비어지고...

난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뭐가 뭔지 통 모르겠어요.

 

그 후론 난 향나무 귀신을 확실히 믿습니다.

어쩌면 향나무 아래에

구리 상자와 비밀 보고서가

지금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송파구 k동 향나무를 아시는 분들은 한 번 파 보세요.

어쩌면 200여년전의 귀중한 고문서를 발견하는 횡재를 할 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나, 무인 정민현과 그 부인의 저주는 피할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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