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27


	재미난 과학이야기27


	1998년 11월 11일 [ 본 내용은 필자(사이버스쿨 대표 김영준 선생)가 경북대학교 신문에 실은 내용입니다.] [ 초통일장이론과 초끈이론 ] 　 "우주에는 4가지 힘이 있는데… 교수님의 목소리가 수면제가 되어 맹구의 눈거풀을 아래로 마구 내렸다. " 이 4가지 힘을 통일시키려는 이론이 초통일장이론인데….." 어느새 맹구는 사정없이 꿈나라를 헤메고 있었다. 　 우주선 밖에 보이는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에 취해있던 맹구는 요란한 경보음에 화들짝 정신이 들었다. 　 "띠띠띠 … 11시방향에 직경 10미터짜리 운석 초속 500킬로의 속도로 접근 중 우주선 방향바꾸기 실패 … 보호막 가동 개시….안전복 착용 스위치 작동 개시… 전 승무원 비상 탈출 자세 유지할 것…. 충돌 3초전, 2초전, 1초전, 충돌 모두들 안녕…." 　 "꽈꽈꽝…." 요란한 폭음과 함께 맹구는 지구로 향해 전속력으로 떨어져 내렸다. 　 아찔한 느낌이 순간적으로 지나간 후 바이킹이 최고의 높이로 올라갔을 때의 그 묘한 즐거움이 온 몸을 휘감았다. 맹구는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작은 입자(소립자)들이 자신을 지구로 밀고 가는 것이 아닌가. 마치 작은 난장이들이 걸리버를 묶고 밀고 가듯이. 　 자세히 보니 소립자들의 표면에 '중력자 ; 중력을 담당하는 입자'라는 빨간 글씨가 써있었다. 더 자세히 보니 중력자들은 공모양이 아니라 끈처럼 생겨 출렁거리고 있었다. 　 숲과 강이 뚜렷이 보였다. 잠시 후 지면과 충돌하여 여러 개로 분리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하였다. " 아, 여기서 나의 꽃다운 청춘을 마치는구나. 이럴줄 알았으면 짝사랑하는 호순이에게 백만송이 장미꽃을 바치며 사랑했노라고 말이라도 할 것을…." 　 온갖 생각이 교차하는 순간 깊은 웅덩이에 빠지는 느낌과 동시에 세상이 훤하게 밝아왔다. "원자세계에 오심을 환영합니다."라는 노란 글씨들이 가득 춤추는 하늘 한 가운데 원자핵이 떡 버티고 있고 그 주위에 전자들이 빠른 속도로 돌고 있었다. 태양계의 모습과 너무 비슷했다. 알고보니 노란 글씨들은 작은 입자들이 날아가며 허공에 쓴 것이었다. 노란 입자들의 이마에는 '광양자 ; 전자기력을 담당함'이라고 써 있었다. 광양자도 중력자들처럼 끈이 출렁거리고 있었다. 원자핵과 전자들이 광양자를 서로 던지고 받고 하고 있었다. 　 원자핵이 맹구를 보더니 훅 빨아 당겼다. 순식간에 맹구는 원자핵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속에는 양성자와 중성자들이 '위크 보손(weak boson)' 이라는 작은 공을 주고 받으며 놀고 있었다. 위크 보손은 양성자와 중성자를 결합시키는 힘인 약력(弱力)을 담당하는 소립자였다. 위크보손도 끈 모양으로 출렁거리고 있었다. 　 놀다가 지친 양성자가 맹구를 보더니 오라고 손짓을 하였다. 맹구는 주춤 주춤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났다. 양성자가 갑자기 큰 입을 벌려 맹구를 꿀꺽 삼켰다. 맹구는 정말 재수없는 하루라는 생각을 하며 양성자의 냄새나는 식도를 지나 뱃속으로 들어갔다. 양성자의 뱃속에는 3개의 쿼크(업쿼크(up quark) 2 개 , 다운쿼크(down quark) 1개)가 글루온(gluon)이라는 공을 서로 주고 받으며 놀고 있었다. 글루온에는 짙은 글씨로 '강력(强力)을 담당함'이라고 써있었다.글루온도 쿼크들도 모두 끈 모양으로 출렁거리며 꼬였다 풀렸다 하고 있었다. 맹구는 불안해졌다. 저 쿼크들이 아까부터 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 맹구는 무조건 뛰었다. 뒤돌아보니 다행히 아무도 따라 오지 않았다. 조심스레이 앞으로 나가던 맹구는 깜짝 놀랐다. 푸른 숲과 맑은 물이 펼쳐진 호수가에 학의 모습을 한 아름다운 정자가 있었다. 정자에는 '통일정'이라는 현판이 걸려있고 그 안에는 단군 할아버지께서 기다렸다는 듯이 앉아 계셨다. 　 "맹구야 ! 오느라고 수고가 많았다. 널 5000년간 여기서 기다렸노라 여기 너에게 비서(秘書)를 주니 인간세계로 돌아가 초통일장 이론을 완성시키도록 하여라. 네가 본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은 모두가 한 형제였는데 저렇게 나뉘어 서로 잘난 체를 하고 있구나. 이 힘들은 입자들을 교환하여 작용하는 것이야. 이것을 게이지(gauge)이론이라고 한단다. 교환되는 게이지입자들이 바로 다음과 같단다. 　 중력 ----- 중력자 전자기력 ---- 광양자 약력 ----- 위크 보손 강력 ----- 글루온 　 야구공을 던지고 놀면 재미있어 모여있는 것과 같은 이치로 게이지입자들을 주고 받으며 뭉쳐있는 것을 우리는 '힘이 작용한다' 라고 말하는 것이란다. 어서 빨리 초통일장이론을 완성하여 이 4 형제를 서로 화해시켜 하나로 뭉치도록 하여라. 그때는 우주가 그대로 무릉도원이 될 것이야. 　 단군할아버지는 계속 말씀하셨다. "초통일장 이론을 완성하려면 소립자들이 당구알이 아닌 끈(string)으로 생각하여야 하는 것이 바로 비결이니라. 요사이는 초끈이론(super - string)까지 발전하다가 급기야는 양 끝을 붙인 빨대처럼 생겼다고 생각하는 M(Mother)이론 까지 나왔느니라. 어서 빨리 연구하여 더 좋은 이론을 발표하여 한민족의 우수성을 만 천하에 떨치도록 하여라. 맹구야 ! 부탁한다. " 　 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홀연히 단군 할아버지와 정자는 사라지고 말았다. 어리둥절해 하는 맹구의 귓가에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학생, 집에 안가 ? " 　 깜짝 놀라 깨어보니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와 침 흘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맹구는 너무나 쪽팔려 급히 강의실 밖으로 뛰어 나오는데 계단앞에 떨어진 스포츠 신문이 눈에 확 띠었다. 　 " 장한 박세리 !!! 마구 쎄려 미국 여성 골프계 천하통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