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과학이야기24
                                                                                                 

1998년 10월 20일

[ 본 내용은 필자(사이버스쿨 대표 김영준 선생)가

경북대학교 신문에 실은 내용입니다.]

 

너무나 피곤해 잠깐 졸다가 굴비를 새까맣게 태워버려 슬피 우는 콩쥐에게

작은 소리가 들렸습니다.

"콩쥐님 걱정마세요. 우리가 잘익은 굴비로 변하게 해드릴테니 염려 놓으세요."

콩쥐는 깜짝 놀랐습니다. 작은 도깨비들이 수백명 아궁이 속에서 날아 나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들은 맥스웰 도깨비들입니다. 염려마시고 한숨 푹 주무세요."

'얘들아 시작하자." 대장 도깨비의 명령이 떨어지자 수백명의 작은 도깨비들이

부엌을 날아다니며 허공에 연기로 흩어진 굴비의 작은 분자들을 하나씩

잡아내어서 원래의 위치에 다시 갖다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굴비는 원래의 모습을 찾아 먹음직스럽게 잘 구워져 있었습니다.

현재의 과학으로는 도저히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맥스웰 도깨비들은

간단히 해 치웠습니다.

 

맥스웰 도깨비들은 엔트로피(entropy)를 감소시키는 놀라운 일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엔트로피란 무질서도를 의미합니다.

마구 뒤섞여 혼란스럽게 되는 정도를 엔트로피라고 합니다.

우주의 모든 변화는 엔트로피(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일어납니다.

 

운동장에 질서있게 서 있던 학생들이 애국조회가 진행될수록 점점

흐트러지는 것, 뜨거운 물과 찬 물을 섞으면 미지근해지는 것,

정리를 하지 않으면 방안이 완전히 난장판이 되는 것,

폭포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등등 이 모든 것이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것이므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맥스웰 도깨비는 엔트로피를 줄일 수 있으므로 꺼꾸로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찬 물의 열을 뺏어 더운 물로 주는 것입니다.

그 결과 찬 물은 꽁꽁 얼고 더운 물은 더욱 펄펄 끓어 버립니다.

방안이 저절로 정리되고 폭포수가 아래서 위로 올라갑니다.

우리가 에너지를 주어 강제로 해야 하는 일을 맥스웰 도깨비는

아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재주가 있는 것입니다.

 

옛날 서부 영화를 보면 기차가 계속 달리도록 화로에 석탄을 삽으로

퍼 넣는 기관사를 볼 수 있습니다. 기관차는 화로 속에서 석탄이 타는 열로

달리는 것입니다. 석탄을 넣지 않으면 화로가 식어 버려 기관차는 멈추고

맙니다. 그러나, 맥스웰 도깨비를 이용하여 공기 중에 빠르게 운동하는

뜨거운 분자들만을 잡아내어 화로에 공급하면 석탄을 태우지 않았지만

화로 속은 뜨거운 상태가 되어 기차가 잘 달릴 수 있습니다.

맥스웰 도깨비는 더 이상 석유와 석탄을 필요 없게 해 줍니다.

 

맥스웰 도깨비라는 개념은 1871년 영국의 물리학자 맥스웰이 생각한 것입니다.

실제 우리 인류가 맥스웰의 도깨비처럼 행동하는 물질을 발명한다면

인류의 에너지문제는 완전히 해결될 것입니다. 모든 자동차와 비행기,

공장의 기계들이 연료 없이 저절로 돌아가게 되는 꿈같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콩쥐는 꿈나라에서 보고픈 엄마를 만났습니다.

"콩쥐야 ! 맥스웰 도깨비들은 내가 보낸거란다.

아빠와 새엄마와 새동생 팥쥐와 행복하게 살도록 하여라. 펑! "

"엄마, 가시면 안되요. 엄마 .... 엄마 .."

 

이때 새 엄마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얘 콩쥐야! 너 정말 굴비 잘 굽는구나. 어쩌면 이렇게 먹음직스럽게

구웠니. 그 동안 내가 너에게 너무 모질게 한 것 같구나. 날 용서하여 주겠니"

 

콩쥐는 문득 하늘을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새엄마와 팥쥐의 심술을 모두

병에 넣어서 저 푸른 하늘 아스라이 손을 흔들며 사라지는 수백명의

맥스웰 도깨비들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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