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김 화학이야기3
                                                                                                 

2003년 11월 15일

우 반세기 전만 해도 새로운 약을 발견하는 일은 페니실린의 예와 같이
일어나기 힘든 우연이 겹쳐서 일어나는 사고(?)로 가능하였습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전통 의약품들은 시행착오(아마 실제로 과학적인 임상 실험보다
몸이 아플 때 이것도 먹어보고 저것도 먹어본 다음, 어떻게 아플 때 어떤 것을 먹어보니
증세가 좋아지더라 같은 경험)을 통해 발견되어 왔으며,
대개 천연물(풀, 나무 뿌리, 동물들의 어떤 부분 등)을 기본으로 합니다.

히포크라테스는 기원전 1550년경에 버드나무 껍질이 진통 효과가 있어서
아기를 낳을 때 쓰면 좋다고 했습니다.
그 옛날에 어떻게 알았을까요?
아마 누군가 통증이 있는 사람이 이것도 먹어보고 저것도 먹어보고 그러다가 발견했겠지요.
누군가는 죽었을 수도 있고요.
아무튼  나중에 기원후 1760년경에 영국의 에드먼드 스톤(Edmund Stone)이라는 목사가
당시 진통제의 전통 요법인 버드나무 껍질(Salix alba vulgaris)과
perubian  나무 껍질(Cinchona bark, 항말라리아 약인 Quinine, 키니네의 원료를 추출함)에서
아주 쓴 맛이 나는 성분을 알아냈는데, 맛으로 아마 같은 물질이 아닌가 추측했습니다.
맛을 통해 성분이 같은지 아닌지 감별하는 것은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목숨을 건 모험이지요.
만일 거기에 청산가리라도 섞여 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연히  둘이 같은 물질임이 밝혀졌고,
뒷날 1891년에 레로우(Leroux)가 단일 성분으로  분리했습니다.
그 물질 이름은 살리신(Salicin)입니다.
이 살리신은 가수분해를 통해 살리실 알코올과 글루코스로 분해되고
살리실 알코올은 몸 안에서 살리실산으로 대사가 됩니다.
바로 이 살리실산이 진통 효과를 갖는 물질이고, 살리실산나트륨의 형태로 판매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살리실산나트륨을 먹으면
입, 식도, 위장을 타고 내려가면서 심각한 궤양을 만드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한편 당시 바이에르(Bayer) 화학회사에 다니는 한 화학자의 아버지가
아주 심한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었는데,
아들에게 살리실산나트륨이 갖는 극심한 부작용을 제거한 약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해서
그 아들이 아세틸살리실산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많은 다른 살리실산 유도체를 만들었고 그 아버지는 모두 먹어봤지요.
그런데 그 중 약효를 유지하면서 가장 부작용이 적은 것이
바로 아세틸살리실산이었고 이것이 그 유명한 아스피린입니다.

당시에는 임상 실험에 대한 법이 정비되지 않아서 바로 사람을 상대로 한 임상 실험이 가능했지요.
물론 지금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은 동물 실험을 통해 약품의 안정성이 밝혀진 경우에만
사람을 상대로 약효를 규명하는 임상 실험을 실시합니다.
그런 다음 신약으로 발매 허가를 받아 환자에게 공급합니다.
어쨌든  아직도 아스피린이 갖는 가장 큰 부작용은 위궤양입니다.
아스피린도 천연물 (나무껍질 추출액)을 기본으로 한 전통 요법으로부터 발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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