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김 화학이야기18
                                                                                                 

2004년 4월 23일

물론 사람을 상대로 치사량을 구하는 실험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하기야 제2차 세계 대전 중 만주에서 일본은 중국인, 조선인 등
아시아 사람을 상대로 온갖 잔혹한 생체 실험을 했고,
아직도 아시아 주변국에게 진정한 사과와 용서를 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은 승전국 자격으로 그 자료들을 전리품으로 얻는 대가로
전범을 처벌하지 않음으로써 보이지 않는 죄를 범했지요.  
그 뒤로 미국의 의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는 우연의 일치도 있습니다.)
실험용 쥐를 가지고 실험한 자료로 therapeutic index를 구한 뒤
사람의 경우는 어떻게 될지 복잡한 공식을 사용하고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서 간접적으로 유추하게 됩니다.  

그런데 항암제는 이 therapeutic index 가 아주 작아서
환자에게 단시간에 투여하면 암 때문이 아니라 약 때문에 죽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소량씩 오랜 시간에 걸쳐 투여하게 됩니다.  

근육 주사는 비교적 많은 양 (부피) 의 약물을 투여해야 할 경우나,
천천히 흡수가 되어야 하는 경우에 사용됩니다.  
직접 혈관에 주사하는 것이 아니고 근육에 주사하므로
혈류를 타고 몸 전체에 퍼지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피하 주사 (subcutaneous injection) 는 피부 바로 밑으로 주사를 하고
피부 바로 밑에 있는 세포를 천천히 통과해서 혈류에 도달합니다.

때로는 혀 밑바닥에 넣어 녹여서 몸안에 들어가게 하는 (sublingual route) 경로도 있습니다.  
이 경우도 역시 간에서 일어나는 first pass effect를 피해갈 수 있습니다.
협심증 (angina pectoris) 에 사용되는 nitroglycerin 이라는 약이 바로 이런 경로로 투여됩니다.
 다른 예로 관장약처럼 직장을 통해 흡수시키는 경우도
간을 통과하는 것을 피해갈 수 있습니다.  
Ergotamine 이라는 편두통 약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휘발성이 강한 약이나 기체 상태의 약은 호흡기관 (respiratory tract) 을 통해 흡수됩니다.
천식 (asthma) 치료약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isoproterenol이라는 천식약은 소장과 간에서 거의 다 분해가 되기 때문에
에어로졸 상태로 호흡을 통해 흡입하게 됩니다.
연고제처럼 피부에 바르는 약, 파스같이 국지적인 효과를 보이는 약들도
first pass effect를 피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경로를 통해 first pass effect를 피할 수 있지만
먹는 약을 대체하기에는 아직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따라서 약의 구조를 조금씩 변경해서
약물 대사가 쉽게 되지 않도록 하는 연구를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약물 대사는 우리 몸이 스스로 방어하는 방법이고
또한 약물이 자기 할 일을 다하고 나면 몸밖으로 배출되어야 하므로
약물 대사를 완전하게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수은같은 중금속이나 많은 유독성 공해 물질같은 경우
대개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오랜 기간에 걸쳐 누적되어 심각한 독성을 유발합니다.
아무리 약효가 뛰어난 물질이라고 해도
몸밖으로 부서져서 빠져 나가지 못한다면 약으로 개발될 수 없습니다.


다음에는 유기 화학에 관한 내용을 조금 다뤄볼까 합니다.
신약 개발을 하는 유기합성학자로서
과연 어떤 성질을 가진 화합물에 관심을 둬야하는지 간단하게 다뤄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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