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김 화학이야기17
                                                                                                 

2004년 4월 17일

그러면 왜 이렇게 다양한 약이 필요할까요?
바로 drug metabolism이 그 문제의 중심에 있습니다.  
물론 다양한 질병과 환자의 상태도 크게 관여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약물 대사 때문에 많은 종류의 약이 필요합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먹는 약을 먼저 살펴볼까요?  
일단 약을 환자가 먹으면 음식과 같이 GI tract를 통해서 이동합니다.  
GI tract에서 이동하면서 위장, 소장에서 흡수된 약은 피를 통해 먼저 간에 도달합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간은 우리 몸의 화학 공장으로 아주 많은 생화학 반응이 일어납니다.  
약은 여기서 약물 대사가 일어나며, 바로 간에 있는 효소에 의해 일어나는
이런 약물 대사를 first-pass effect (일차 통과 효과) 라고 부릅니다.  

만약 상당량의 약물이 간에서 대사가 일어난다면
약물이 몸에서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한 적정 농도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
하루에 한번 먹는 것이 아니고 여러번 먹는 약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아니면 아주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게 될 텐데,
이건 별로 바람직한 일이 아니며,
약이 가지고 있는 독성이나 부작용이 아주 낮은 경우에만 가능하지만 그런 약이 별로 없지요.  

만일 대사되어 생긴 부산물 (metabolite) 이 상당한 독성을 지닌다면 어떻게 할까요?  
바로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 때문에 약의 투여 경로가 다양한 것입니다.  
또한 아주 좋은 약이 있는데 간에서 몽땅 대사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간에서 일어나는 first-pass effect를 피해가면 됩니다.
일차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주사약입니다.  
주사약에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맥 주사 (intravenous injection),
근육 주사 (intramuscular injection)이 대표적입니다.  
정맥 주사는 혈류를 타고 몸 전체에 급속하게 퍼지기 때문에 (systemic circulation)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아주 급박한 상황에 요긴하게 사용합니다.  
정맥 주사에는 약을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주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사용 항암제에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 ‘Dying Young’ 에서 주인공 남자가
혈액암의 일종인 백혈병에 걸렸는데, 병원에서 몇 시간에 걸쳐
정맥을 통해 항암제를 투여 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유는 약의 독성이 너무 강해서 약의 농도를 급격히 올리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therapeutic index라는 용어로 설명하는데,
독성이 나타나는 농도는 치사량 (LD50, lethal dose, 50%가 사망하는 농도)와
약효를 나타내는 농도 (ED50, effective dose, 50%가 효과적으로 치료되는 농도) 의 비율로 표현합니다.  
다시 설명하면 치사량을 유효 농도로 나눈 것으로 보면 됩니다.  
수치가 크면 클수록 안전한 약이고 1에 가까울 수록 독성이 강한 약이지요.  
1보다 작으면 약이 아니고 독약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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