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김 화학이야기10
                                                                                                 

2003년 12월 26일

어쨌든 다시 하던 이야기로 돌아와서,
일단 상대적으로 생명에 지장이 없는 가벼운 부작용을 확인하고 나면
약을 먹어서 얻는 부작용과 병을 치료하는 효능의 상관 관계를 분석합니다.  
만일 약을 투여해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더 이득이 된다고 분석이 되면
임상 제2상 (Phase II Clinical Trial)을 관청에 신청합니다.   

관청에서는 정밀하게 자료를 분석해서 허가하고 임상 제2상을 실시합니다.  
여기서는 소규모의 환자를 선별해서 실시하므로,
임상 제1상에서 건강한 사람을 상대로 하는 것과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세요.

임상 제2상에서는 약효가 어떻게 발휘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과연 그 약품이 질병을 치료하는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질병 치료에 심리적인 요소가 아주 커서 회복할 희망이 없는 말기 암환자같은 절망적인 환자도
‘내가 정말 특효약을 먹는다.  나 이거 먹으면 산다.’ 고 믿으면
그냥 맹물을 줘도 정말 기적같이 낫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상대로 한 임상실험에 쓰이는 기법은
이중맹검 (Double Blind) 이라는 기법을 사용합니다.  
환자와 의사 (또는 약을 주는 사람) 모두 그게 진짜 약인지 아닌지 모르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모든 임상실험에는 위약 (가짜약, Placebo) 을 투여하는 환자와
진짜약을 투여하는 환자를 두고 두 그룹에서 나오는 결과를 비교하게 됩니다.  
그리고 진짜약이 얼마나 효능이 좋은지 비교합니다.  
오직 자료를 정리 분석하는 사람 (주로 통계학자) 만이 나중에 암호 해독을 통해
어떤 환자가 가짜약을 받았고, 어떤 환자가 진짜약을 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의사 (또는 약을 주는 사람) 이 자기가 주는 약이 진짜인지 아닌지 알아서
환자에게 ‘어때요, 이 약 먹으니까 차도가 있나요?’ 하는 식으로 물어본다면
환자는 정말 약을 먹었다고 믿어서 가짜약을 먹었어도 병이 낫는 일이 더러 생기지요.  
그러면 약효를 정확하게 검증하기 어렵게 됩니다.

만일 환자를 상대로 병을 치료하는 능력이 있다고 판정이 나면
더 많은 수의 환자를 선별해서 임상 제 3상 (Phase III Clinical Trial) 에 들어갑니다.  
여기서는 질병의 심각성에 따라 얼마나 많은 양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투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실질적인 치료 방법에 대해 연구합니다.  
때로는 몇가지 약을 같이 섞어서 투여하는 치료 방법도 연구를 합니다.  
한가지 질병에 약을 하나만 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감기약만 해도 열을 내리게 하는 해열제, 가래를 삭이는 진해 거담제,
콧물과 기침을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 따위가 섞여 있지요.  
하나의 약을 썼을 때 생기는 부작용을 완화하는 약을 같이 먹기도 하고,
때로는 하나의 질병에 대해 다른 방향에서 효능을 나타내는 두가지 이상의 약을
같이 썼을 때의 치료 효과가 따로 썼을 때보다
다섯 배 열 배, 또는 그 이상으로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물론 같이 먹어서는 안되는 부작용을 가진 약들도 있어서 그런 상관 관계는
동물 실험을 통해서 미리 알아봅니다.  

환자의 식생활도 고려 대상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약은 우유와 같이 먹으면 몸에 흡수가 안되기도 합니다.  

비마약성으로 아스피린 대신 많이 쓰는 해열진통제에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이 있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몸에서 대사가 일어날 때 간에 부담을 많이 줍니다.  
술을 마시면 간에서 알코올을 해독하므로 매우 큰 부담을 줍니다.
따라서 간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간기능이 정상이라도 간에 부담이 많이 가는
술과 함께 복용하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이부프로펜은 간에 부담을 덜 주는 대신 아스피린보다는 덜하지만 위장에 부담을 줍니다.
따라서 빈 속에 먹으면 위장 출혈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한 근육통은 이부프로펜이 더 잘 듣는 편이고, 해열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이 더 잘 듣는 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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